24일 저녁.
내가 좋아하고 많이 괴롭혔었고 의지를 많이 했던 형과의 약속이다.
작년 국비 때 거머리처럼 달라붙었었던 터라 귀찮으셨을 수도 있을 법인데 받아주셨다. 나이차이가 많은 것도 있지만 오히려 더 친근했다. 왠지 모르지만 말이다.
형과의 약속 장소는 건대 근처의 한 술집.. 더 좋은 장소도 있지 않았겠냐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왜 굳이 술집으로 했냐면.. 단순히 밥만 먹고 끝내기 싫었을 뿐이다. 보통 지인들과 만나면 밥 먹고 카페인데 대략 두 시간 정도밖에 있지 않는다. 그렇게 빨리 헤어지기 싫었다. 오랜만에 뵙는 것이기도 하고 근황, 하고자 하는 것들도 물어보고 싶었고 연애 얘기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메뉴 하나를 시키고 거의 술로 배를 채웠다. 나는 소주와 맥주를 못마시기에 하이볼로 거의 마셨다.
나는 면접을 얼마나 봤는지, 공백기로 인해서 얼마나 공격 질문을 받았는지, 지금 다니는 회사는 뭘 하는 회사인지, 어떤 기술 스택을 다루는지 등의 취업 후의 얘기들을 했다.
형은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공부하시는 걸로 들었다.
자기주도적, 현재 대부분의 현대인의 삶에 필요한 능력이다. 나도 자기 주도적인 삶을 지향하고 있지만, 뼛속 깊이 타인주도로 무장되어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달까.. 그렇기에 커리큘럼과 진행 내용을 들으면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그리고 나의 새해 다짐, 작은 목표 혹은 습관, 그리고 궁극적인 목표들에 대해서 얘기도 하고 마음 앓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더니.. 흥미롭게 얘기를 들어주셨다.
"이 녀석 형이랑 만나자는 게 이거 이야기하려고 만나자고 했냐?" 하시면서 말이다.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하고 형님께서는 내가 하고자 하는 것, 나의 위태로운 마음 앓이에 대해 조언을 해주셨다. 확실히 인생 선배분들께 들어보면 동일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다르다. 일단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잘하자는 것. 그리고 마음 앓이 부분은 나도 알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좋아하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하고 헤어진 이후 지금까지 생각해 보면 그런 유형을 세상에서 만나본 적 없었기에 이끌렸을지도.. 덤덤하게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는 주기적으로 사람을 만나질 않았기에 그런 이야기를 하거나 조언을 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주기적으로 만나고 사람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경험을 공유하고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조언을 듣는다.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하는 것이 옳다로 결론이 날법한데 사람들의 의견으로 나를 돌아보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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