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 AWOS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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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023. 12. 9. 22:06
23년 12월 9일 운동 - 등산 일상/일기

어제(8일) 퇴근 후, 자택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부모님께 내일 등산 가자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부모님 두 분께서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고 말씀하셨다.

 

필자는 자발적으로 등산을 하지 않는다. 한다면 누군가가 시켜서 간 것, 아니면 강제로 끌려간 것이다.

강원도에 있었을 때는 아버지의 직원 분들이랑 주말마다 갔었다... 체력 부진이라며... 뭐 아무튼...

 

원래는 일주일에 한 번 꼴로 갈 생각이었었는데 너무 무리했다가 쉽게 지칠까봐 2주에 한 번 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9일 오늘, 노린건 아닌데 기온이 상당히 따뜻했다. 근데 날씨가 꾸리꾸리해서 추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는 중무장을 하고 나갔다. 

출발, 전철로 이동(종착역까지)

오늘 간 곳은 하남검단산... 나는 해당 역을 갈 일이 없어서 하남검단산이 산업공단 이런 느낌일 줄 알았는데 검단산이라는 산을 가져다 박은 것이었다.

집에서부터 종착역 가기 전까지 열띤 토론이 벌어졌던 대중교통 경로

대중교통만 봤을 때 버스들은 배차 시간 뜨는 게 없었다. 근데 저거 타면 된다고... 아주 갑론을박... 그러다가 안되면 택시 타자는 결론이 나왔었다.

필자는 배차 시간이 안뜨는 버스들은 거른다. 저게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죽치고 앉아있을 순 없다.

 

필자가 평일에 출근할 때 배차 시간이 안 뜨는 버스들이 있는데 그게 최소, 최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경로는 거르고 좀 더 걸리더라도 다른 경로를 선택한다. 늦으면 결국 내 책임인걸...

검단산역 3번 출구에서 검단산 입구까지 가는길

전철로 이동 중 등산객들이 모였다. 다들 검단산 가나보다. 이분들 따라가면 검단산까지 가겠다 싶었다.

 

필자가 등산을 한 지 대략.. 2~3년은 족히 된 것 같은데... 보통 산들은 올라가다 보면 내리막길도 있고 평지도 있는데 이 산은 그런 산이 아니었다. 정상 나오기 1km 전까지는 평지 및 내리막길이 없다. 검단산을 가 본 분들이라면 아실 것이다.

등산 초기..

어머니께서는 올라가는길만 있어서 재미없다고 좀 가시다가 포기하시고 아버지께서는 날다람쥐 셔가지고 금방 시야에서 사라지셨다. 나는 내 페이스대로 올라갔다. 오랜만의 등산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올라갔던 것 같다.

 

해당 산은 왠지 내 인생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계속 배우고 공부해야하는 그런 길 말이다.

내 페이스가 아닌 남의 페이스를 따라가면 쉽게 지칠 수 있다. 단지, 조금 늦더라도 내 페이스대로... 땅만 보고 가지 말고 하늘도 보고 주위를 둘러보며... 쉬어가기도 하고 다른 길을 모색해보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고... 그렇게 산을 올랐던 것 같다. 

언제까지 올라가야 될까.. 라고 생각했던 그 곳
친구가 말하길 쇠딱다구리라고..

올라가다가 등산객 여댓명이 폰 들고 영상 찍길래... 뭐 보고 계시냐 여쭤보니 딱다구리가 있다고... 자세히 보니 딱다구리가 있더라... 내 생애 실물 보는 건 처음이었다. 등산하다 보니 딱다구리도 영접하니 힐링 느낌이랄까

드디어 평지, 내리막길, 그리고 오르막길...
신기한 소나무, 뭔가 쉬었다가라는 느낌의 소나무다. 곧 정상 다 나왔나보다
검산단 정상에서 내려다 본 광경
필자의 아버지와 찍은 한 컷, 어머니께서는 밑에 계신다..

올라왔을 때는 몰랐는데 내려갈때는 험했었던 것 같다. 등산화가 아닌 일반 운동화를 신고 갔었는데... 내려오다가 발을 한 번 접질렸었는데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다.. 고통이 나중에 찾아오려나... 

현위치 - 유길준묘 - 전망바위 - 정상 (왼쪽 경로 이용)
하산 후 맛있는 장어... 필자는 이상한 감기에 걸려 미각 일부가 없다. 언젠간 돌아오겠지?

점심으로 주변에 장어집 있어서 인당 장어 한마리씩 먹었다... 생각보다 크기가 커서 인당 한 마리씩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복귀

출발 시간은 9시 40~50분, 복귀 시간은 15시 40분. 대략 6시간 걸렸다. 

필자는 헬스장에서의 운동과 등산의 차이점은 쓰는 근육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굳이 등산을 가야 되는 이유가 있을까.. 힘들기만 할 뿐... 시간만 잡아먹을 뿐...이라고 단지 그렇게 생각했다.

 

타의에 의해 가는 것과 자의에 가는 것 차이가 크다. 타의로 갔을 때는 단지 이 등산하는 과정이 짜증날뿐... 덥고 힘들고 짜증 나는 것뿐...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느낌.

 

자의로 갔을 때는 내 페이스대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느끼다 보면 사색도 되고 정리도 되는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다.

힘들 수도 있는 그 길이었지만 나름 재밌었던 길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은 힘들더라도 2주에 한 번은 이런 시간도 가져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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